[윤수용 변호사] 기소독점주의

  • 12/01/2021
  • By PerthInside (6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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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경우 관련법에서 기소권자를 결정하고 있다이를테면, 도시개발계획법의 경우는 시에서, 이민법의 경우는 이민국에서, 관세법의 경우는 세관에서 등등 각각의 전문 기관에서 기소권을 행사하도록 되어 있다.  , 기소권이 분배되어 서로 견제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반하여, 기소독점주의를 취하는 한국의 경우 헌법 제12 3항과 제16조에서검사의 신청에 의하여법관이 영장을 발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법에 영장청구권을 검사에게 전속시키고 있는 것은 전세계에서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여기에 형사소송법 제247 1항에는 기소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검사의 재량에 맡기도록 되어 있어 검사가 마음만 먹으면 피의자를 기소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도록 되어 있다여기에 더하여 과거 검찰청법 제7조에서 모든 검사가 검찰청장을 중심으로 일체가 되도록 검사동일체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으나 현재 이 조항은 수정되어 검사동일체의 원칙이 적어도 법적으로는 사라졌지만 현실적으로는 검사들이 똘똘뭉쳐 집단 이기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검찰은 수사권과 수사지휘권까지 가지고 있어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사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소위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으며 김영삼 정부 이래 검찰공화국이란 별칭까지 얻고 있다한때 경찰력으로 권력을 남용했던 이승만 정부를 박정희 정권에서는 나는 새도 떨어 뜨린다는 중앙정보부로 대체하였고 이후 전두환 군사 정권시절 군 보안사가 초법적인 권력을 행사하다가 김영삼 문민 정부가 들어서면서 법치를 강조하자 자연스럽게 검사의 권력 기반이 되는 기소독점주의, 기소편의주의, 검사동일체의 원칙 등이 종종 사법제도개혁의 도마에 오르게 되었다검사에 관한 사법제도의 문제점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검찰개혁을 부르짖는 사람들은 모두 검찰의 칼부림을 막아내야 하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검찰개혁은 용두사미가 되었던 적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호주는 사법제도적으로 민주적 기틀을 마련해 놓은 것으로 보인다우선 기소권이 각 기관에 분배되어 있다는 것이다이는 각각의 정부 기관이 자연스럽게 서로 견제, 보완하는 구실을 해 주고 있다그러므로 한 쪽 기관의 잘못은 다른 기관에서 다른 목적으로 검토하여 기소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과 같이 검사와 스폰서의 관계가 드러난다면 1차적으로 해당 검사는 현재의 직위에 상관없이 대부분 파면을 당하고 만다그 정도의 높은 윤리성이 요구되는 직위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검사, 판사들은 이처럼 언론의 도마에 올라 징계를 받는다 해도 사표를 내고 대부분 변호사로 개업할 수 있다그러나 호주의 경우는 어림없는 일이다호주에서 변호사로 등록되기 위해서는 과거 형사 처벌이나 징계 또는 비윤리적 행위에 개입된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소독점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장점이란, 검사는 공공의 이익을 대표하여 피의자와 피해자의 개인적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공정하게 기소·불기소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공소권의 행사가 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통일되고 공평하게 행사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검찰력이 정권과 개인적 이익과 결탁하여 무고한 국민들이 그동안 입었던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 역대 정권부터 모든 권력을 한곳에 집중화하는 경향이 있었다이승만 시절에는 경찰에 모든 권력을 집중하였고, 박정희 시절에는 중앙정보부에 모든 권력이 모아졌다그리고 전두환, 노태우 정권으로 오면서 한때 보안사가 초법권을 행사하기도 하였다김영삼 정부 이후부터는 법치에 따라 자연스럽게 모든 힘이 검찰에 집중되는 느낌이다권력의 집중은 통치권자가 국가를 통치하기에 매우 편리한 이유때문은 아닐까 생각이 된다.

 

그런 점에서 기소권의 분산으로 권력의 집중을 제도적으로 막고 있는 호주의 제도를 보면 참으로 부러운 느낌이 든다.

 

호주는 엄밀히 말하여 삼권분립이라고 할 수 없는 나라이다호주헌법 제64조에 따라, 행정부의 각 장관들은 모두 의회의 한 의석을 차지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호주의 제도를 의회민주주의라고 부르기도 한다비록, 행정부와 입법부의 분리가 애매하지만 사법부 만큼은 엄격한 독립을 유지하고 있다양승태 전 대법관이 박근혜와 재판을 가지고 협상을 했던 사법농단의 경우 호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몇해 전 호주연방대법원에서 12년전 살인죄로 확정판결을 받은 한 죄수를 무죄방면한 바 있다무죄의 사유는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들이 증인진술서를 조작했고 이 사건을 맡았던 공익검사는 변호인단에게 필요한 증거물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당시의 공익검사는 현재 주대법원 판사로 재직중이었고 두 경찰관 역시 경찰의 높은 지위에 올라있었지만 12년전의 사건으로 이들은 모두 파면되고 말았다한국이라면 과연 이들이 파면을 당하였을까? 상상을 해본다.

 

한국도 언제쯤이면 사법부가 투명해 질까? 하는 의문을 스스로 던지면서 필자의 작은 소견으로 보아 한국 사법부가 반드시 개혁되어야 될 문제는 기소독점주의가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Soo Yong (Bruce) YOON 

CHAN GALIC

Barristers, Solicitors & Notary Pub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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